http://benefitmag.kr/1446 에서 펌

발가락을 아무리 꼼지락 거려봐도 좀처럼 녹을 줄을 모르는 겨울이다. 차가워진 마음 달래려 방 안에서 이불 둘둘 싸매고 인터넷 서핑만 하고 있는가? 그러던 중 이 글을 클릭한 거라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다. 유유자적살롱(이하 유자살롱)을 만났으니 말이다.
여유가 있어 한가롭고 걱정이 없는 모양이라는 뜻의 유유자적은 유자살롱의 이념을 그대로 보여준다. 유자살롱은 2009년 1월 출범하여 2010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유자살롱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 안에 숨어 사회와 벽을 쌓아버린 친구들에게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주고 그들이 방 밖에서 유유자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한다. 세상이 은둔형 외톨이, 히끼꼬모리 혹은 1NEET족이라 부르는 이들에게 유자살롱은 무중력청소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사회라는 중력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사회부적응자가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과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라고.
인간은 그저 섬이라며 문을 닫아버린 그들에게 신나는 음악으로 따듯한 손을 내미는 사회적기업, 유자살롱. 전일주 대표를 베네핏이 만났다.
유자살롱, 이름이 상당히 어여쁘다. 초미니매거진의 이름인 유자푸딩도 그렇고 명명하는 것에 굉장히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그런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진 자가 대체 누구?
누구 아이디어랄 것도 없이 그냥 우리 정체성이다. 마케팅전략으로 ‘이런 이름을 지어야 하지 않겠어?’ 이런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고 맘에 드는거 뽑은게 그거다. 우린 모두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것들에 감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뭐 하나를 만들어도 그렇게 된다. 그렇게 그냥 만든 이름이 외부로부터 신경많이 쓴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NEET라는 말을 유자살롱에 대해 조사하면서 처음 들었다. 마치 그들을 사회적 사망상태로 규정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무중력청소년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찡했다.
정확히 이해를 하셨다. NEET라는 말은 학술적 용어로 사회현상을 설명할 때 쓰인다. 니트족이라고 할 때의 그 연령층은 15세에서 34세 사이로 일할 수 있는 청년층이다.

Not your fault
생각보다 그 연령 범위가 넓다.
그렇다. 중요한 건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일하지 않는 자를 분류를 하기 위해 NEET라는 용어가 나왔다는 거다. 일도 안하고 준비도 안하고 뭐하는 거야? 이 느낌이다. 비하하는 뉘앙스고 결국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라는 게 우리의 의견이었고 그래서 다르게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안에서도 개념이 굉장히 두루뭉실하지만 일단 얘들은 중력에서 벗어나 있는 애들이라 그런 이름이 나왔다. 가정, 학교, 회사 등의 사람을 끌어들여 구성원으로 만드는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고 땅에 내려오면 언제든지 다시 일반일처럼 돌아올 수 있다. 우린 그들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한 것 뿐이다.
그렇다면 유자살롱의 목표는 중력을 가지지 못한 그 청소년들에게 중력을 주는 것인가 아니면 무중력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인가?
유자살롱에 머무는 동안 외롭지 않음을 발견하는 거다. 자기처럼 공중에 떠있는 부족(친구)이 있다는 걸 알고, 떠있더라도 손붙잡고 떠있을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관계를 맺어줌으로서 혼자 고립되어 중력의 미아가 되는 걸 막는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각자 다르겠지.
유자살롱이 바라보는 무중력청소년의 시선에 대해 듣고 싶다.
예를 들어 이 세상이 범죄자와 범죄자가 아닌 사람, 둘로 나뉘는 건 아니다. 사회가 거칠어 질 수록 사람들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 폭력성의 스팩트럼을 이룬다. 그러다 팡 터지면 범죄자가 되고 사람들 눈엔 그런 사람들만 보인다. 그 전(前) 단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멀쩡한 것은 아니다. 은둔형외톨이의 문제도 그렇다. 현대인이 점점 서로 소외되고 내면적으로 힘들어지고 그게 심해져 건들일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면 방 안으로 숨어버리는 거다. 사람들은 그들을 은둔형외톨이라고 부른다. 눈에 보이는 이들에게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징후라고 본 거다.
그러면 해결방안도 개인이 아닌 사회에 초점을 맞추어야겠다.
그렇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개개인에게 처방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같이 바뀌어야한다. 여태까지는 일종의 정신병이나 개인의 유약함, 특정 가정의 문제로만 보아왔다.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방 안으로 숨어들어가고 있다면 이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한다는게 우리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대표님 설명을 듣다 감동했다.
보통 어떤 식으로 방 안으로 숨게되나? 사회적 범주의 이야기가 아닌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혹시 중2병이라는 단어 들어봤나? 중2병이 '허세'라는 것으로 표현이 되기도 하는데 조금 다르다. 중2 아이들이 허세, 그러니까 비현실의 세계로 갔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서 어른이 된다는 식의 담론이다. 학교 선생님들도 중2 여름방학이 지난 아이들은 눈빛부터 달라진다고 말한다. 진화라고 해야할까? 초등학교 때 별 고민없이 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로 넘어가면서 공부의 압력, 관계의 압력이 강해진다. 이럴 때 아이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성장하느냐가 문제다. 그 과정에서 내부적인 고민이 심해지고 바닥이 깊어지는 애들은 학교부적응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떨어져 나오는 거다.
보통 몇 명 정도의 아이들이 학교를 나오나?
통계상으로 1년에 6,7만명 정도의 아이들이 학교를 나온다. 물론 경제적 이유, 유학, 학교부적응 등 항목은 여러가지다. 어릴 수록 유학 등의 이유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대부분이 학교부적응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1년에1%정도의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나간다. 우리 모두는 1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총 10%의 동료를 학교 밖으로 떠나 보낸거다.
이 세상 소외된 많은 사람들 중 유독 무중력청소년에게 집중하게 된 이유가 혹시 개인의 경험에서 온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반은 맞는 것 같다.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청소년기에 외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이 일을 하기 전에 1년 정도 하자에서 대안학교 선생님으로 일을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슴아픈 일들을 아주 많이 봤다.나 말고 다른 멤버들도 대안학교와 관련한 경험이 다들 있다. 대안학교에서 일을 했거나 본인이 대안학교 출신이거나.
무중력청소년에게는 어떤 루트로 접근하는지? 직접 찾아오는 학생만 받나?
알음알음이라고 설명을 하는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이 친구들의 특징은 관계 맺는 걸 힘들어하는 거라서 네트워크라는 게 존재할 수가 없다. 어디다가 홍보를 해야할지도 모르고 그냥 불특정다수에게, 가는 데마다 이야기를 하는 거다. 아는 동생의 아들, 아는 누구의 친구의 딸, 이런 식으로 알음알음 연락이 온다. 아니면 대안교육, 소아정신과 상담, 청소년 상담. 이런 곳에 정보를 계속 제공을 하고 그런 쪽에서 간접적으로 연락을 받는다. 홍보 부분이 가장 힘들다.

공연중인 유자살롱
유자살롱 비메오 계정에서 영상을 좀 봤다. 은둔형외톨이에 대해 보통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도 그런 편견이 좀 있었는데 영상 속 아이들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너무나 평범한 그 아이들, 그들이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마음의 문을 연 게 아니라)원래 그 애들은 그렇다. 그 애들을 만나보면 무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 영화에서 보통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곤 한다. 커튼 치고 방 안에는 피자 박스 한 가득이고 머리카락은 이렇게 길고. 사람들은 또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면 그런거 없다. 조금 관계 맺는게 서툰 것 뿐이지만 자기를 이해해주고 공통점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말도 잘하고 전혀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보통 아이들보다 좀 더 예민하다. 민감하고.
유자살롱에서는 그 예민한 무중력청소년을 선인장에 많이 비유를 하더라. 유자살롱은 그 선인장에게서 가시옷을 벗겨주고 예쁘게 단장시켜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는 건데 그 과정에서 유자살롱은 아프지 않나?
그러고 보니 그렇다. 가시에 찔릴 수도 있고. 생각해보니 그런 일이 일상다반사다. 하지만 따끔하는 거지, 푹! 하고 들어오는 일은 없다. 선인장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선인장을 해체하려고 들면 당연히 찔리고 아프겠지만 우리는 선인장 앞에서 열심히 논다. 재밌게 놀면서 나와봐, 엄청 재밌어!라고 말하는거다. 우리가 억지로 아이들을 끄집어낸다기 보다는 친구가 되고 함께 음악을 통해 즐기면서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도록 한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아이들이 모여서 음악을 하는 건데 정말로 수준급이다. 깜짝 놀랐다. 우연히 음악적 소질이 있는 아이들이 모이는 건가? 아니면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가 적용된 사례인가?
모두인것 같다. 애초에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모이는 건 당연하고, 즐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이어서 그렇다. 예민하다는 건 남들보다 감수성이 풍부한 건데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음악을 받아들이는 감성 자체가 예민하다보니 성장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3개월 후에 우리 공연하자, 이렇게 목표를 잡고 나면 가속도가 붙어서 우리가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이 성장한다.
그러면 그런 음악교육이 직업교육, 더 나아가 취업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나? 그쯤되면 음악을 하겠다는 아이들도 많을 것 같다.
종종 있다. 기초반과 심화반이 있는데 기초반 친구들은 선인장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 있고 심화반 친구들은 선인장 밖으로 나온 그 에너지를 음악으로 표출시키는 단계인데 심화반 아이들에게는 곡을 직접 써보라는 제안도 한다. 그러다보면 정말 잘하고 음악을 하겠다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학원에 다니거나 음대를 나와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 멤버 중에는 음대를 나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즐기고 즐기다가 잘하면 그 때 음악을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음악으로 진로를 정하겠다고 해서 무언가를 해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 그래. 해봐. 하고 놔두는 편이다.
세상은 유자살롱처럼 낭만적이지도 않고 따듯하지도 않다. 아이들이 유자살롱이라는 너무 따듯한소사회 속에 있다가 진짜 사회로 나가면 분명 차디찬 현실에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른 예방접종은 하고 있는가?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아이들이 안나가려고 한다. 그냥 10대들도 사회에 나가기 어렵고 무서운데 이 아이들은 얼마나 더 어렵겠나. 하지만 우리는 유자살롱처럼 따듯하고 낭만이 있는 사회를 꿈꾸고있고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다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우리가 그렇게 따듯한 길을 잘 닦아놓고 보여주는 거다. 따로 예방접종을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디뮤지션 지원은 어떤 부분에서 이루어지는가?
인디뮤지션들은 자립이 힘들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유자살롱 연습실 벽면
유자살롱으로써 고용창출을 하는 방식의 지원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기존에도 뮤지션들에게 자립을 위한 또다른 일자리를 주려는 움직임은 많이 있어왔지만 음악이라는 에너지를 무시한 단순 노동 뿐이었다. 유자살롱에서 일하는 뮤지션들은 본인들의 음악을 하다가도 소통이 필요한 사람이 생기면 와서 같이 음악을 하고 소통하면 된다. 그것 자체가 뮤지션에게는 음악적 에너지를 주고받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볼 때 유자살롱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6점? 시기에 따라 6점에서 8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유유자적프로젝트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수강료를 받기는 하지만 그걸로 수익을 내기에는 택도 없다. 후원을 꾸준하게 받고 있고 그렇게 정기적인 후원을 해줄 수 있는 단체를 만나는 것도 참 행운이다.
그럼 앞으로 이 인터뷰시리즈의 대표질문이 될 마지막 질문을 하겠다. 당신에게 사회적기업이란?
스타트를 잘 해야할텐데.(웃음) 어렵다.. 사회적기업은 낭만인 것 같다. 먹고 사는 건 누구나 하는 건데 그 와중에도 낭만을 잊지 않고 사는 것. 사회적기업에 ‘사회적’이라는 말이 붙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이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것이 사회적기업 아닐까? 내게는 그게 낭만이고 나는 낭만을 지켜나가기 위해 유자살롱을 한다. 그런데... 뭐, 사실 그런 거 없다. 그냥 사는거지.
인터뷰 에디터 이지혜 / 사진 이우진
유자살롱?
유자살롱의 주요 사업은 음악 공연 서비스 제공과 음악을 활용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제공이다.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고 혼자 학습을 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은둔현 외톨이라고 불리우는 청소년들 포함) 음악을 통해 자신감과 친구를 찾는 프로그램 '집밖에서 유유자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예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지식과 방법을 전수해주고 예술을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커뮤니티형 워크숍 강의인 직딩예술대학도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음악과 그림을 소개하는 '유자푸딩'을 발행하고 있으며 인디뮤지션 지원과 음악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다.
사명 : 주식회사 유유자적살롱
사회적 기업 인증번호 : 제 2010 -139호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영등포고가로 79 하자센터 302호
이메일 : hello@yoojasalon.net
전화 : 070.4268.5177/5178
팩스 : 02.2679.9300
인터뷰 에디터 이지혜 / 사진 이우진
유자살롱?
유자살롱의 주요 사업은 음악 공연 서비스 제공과 음악을 활용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제공이다.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고 혼자 학습을 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은둔현 외톨이라고 불리우는 청소년들 포함) 음악을 통해 자신감과 친구를 찾는 프로그램 '집밖에서 유유자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예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지식과 방법을 전수해주고 예술을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커뮤니티형 워크숍 강의인 직딩예술대학도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음악과 그림을 소개하는 '유자푸딩'을 발행하고 있으며 인디뮤지션 지원과 음악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다.
사명 : 주식회사 유유자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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