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3182.html 에서 펌
청소년 진로지원 ‘하자센터’서
무한 경쟁 내몰린 ‘피해자’ 지적
“사회가 책임지고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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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히키코모리’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일본 연구진이 23일 서울에 왔다. “한국과 일본의 히키코모리들은 사용하는 언어만 다를 뿐 ‘경쟁 사회’ 시스템이 낳은 희생자라는 점에서 매우 닮았습니다.”
이날 저녁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한국 청소년들을 만난 야마모토 고헤이(54·사진) 리쓰메이칸대 교수(산업사회학부)의 말이다.
일본의 ‘전국 사회적 히키코모리 지원자 연락회’ 사무국장이자 오랫동안 히키코모리와 니트족(NEET·일하지도 않고 일을 하려는 의지도 없는 젊은이를 일컫는 말) 문제를 연구해온 야마모토 교수와 한국 청소년들의 만남은 한국의 히키코모리 지원 사회적 기업인 ‘유유자적 살롱’(이하 유자살롱)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문을 연 ‘유자살롱’은 ‘히키코모리’ 대신 ‘무중력 청소년’이라 표현한다. “누구나 삶의 한 단계에서 무중력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충한 유자살롱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남하고 눈조차 맞추지 못하던 아이들이 함께 악기를 배우면서 집에 가기 싫다고 할 정도로 즐거워하는 걸 보고 그동안 사회가 이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교수는 “일본에서는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이 끝난 뒤 80~9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학벌주의, 회사주의 속에 무한경쟁에 내몰리면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불거졌다”며 “한국은 일본보다 10~15년 뒤늦게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개인의 무능력 차원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는 인식을 강화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잠원동에서 미국 명문대를 중퇴한 뒤 집 안에서 게임에만 몰두하던 20대 청년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자 한동안 ‘한국의 히키코모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하지만 이들이 왜 은둔자가 됐는지에 대한 연구나 대안 마련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들에 대한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유자살롱은 히키코모리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한-일 간의 교류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