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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노트

[2010 창의서밋 풍경] <세미나 1 :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 - 1

 2010년 10월 7일 오후 2시부터 신관 허브홀에서는 청년들의 창의활동 -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라는 주제로 첫번째 세미나가 열렸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신 김현미 교수님의 사회로 첫번째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최근 고학력 사회가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직업에 대한 '근대적 상상력'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그들이 기대하고 있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를 얻었을 때 상실감이 밀려옴과 동시에 좌절감을 느끼는 청년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자신의 취미, 취향,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 걸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해가는 '자율노동'을 구현해 내신 세 분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첫 번째로 소개된 분은 '카페'와 '병원'의 결합을 통하여 혁신적인 병원, '제너럴닥터'를 만드신 김승범씨였다. 김승범씨라는 이름보다는 '김제닥'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해지신 김승범씨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하였다.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덜' 불안하다고 느끼는 우리세대들에게 김승범씨는 '무언가'를 '왜'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ㅡ 그것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ㅡ꼭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잉여의 힘'을 믿는다. 남들은 '아무것도'하지 않는 행위 자체에 대해 매우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몇 년에 걸친 '잉여생활'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 볼 수 있었다. 잉여생활을 통해 김승범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얻어낸 '나'의 모습은 '잘난체 하기'를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한 '나'의 모습과 '의사'로서의 삶이 상충되지 않기를 바랬다.

 

'제너럴닥터' 김승범씨

 

 의사로서 제일 '나'답기 위해서는 '놀 수 있는 병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당시, 많은 아이들이 청진기를 대는 순간 울기 시작하였고, 울기 시작 하는 순간 청진기는 청진기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러한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아이들이 병원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기 보다는 '노는 곳'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청진기 인형'을 개발했고, 아이들은 더이상 울지 않았다. 이러한 몇가지 실험을 바탕으로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이 '제너럴 닥터'이다. '제너럴 닥터'에서는 환자와 의사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형성해가면서 진료가 시작된다. 그것이 김승범씨가 '의사'이면서도 '나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다음으로 이야기 해 주실 분은 홍대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비밥하우스'를 운영하고 계신 최진권씨였다. 최친권씨가 '비밥하우스'를 하게 된 이유는 '재밌게 놀아보자'라는 취지에서였다. '게스트 하우스'를 하기 위해 동업자를 구한 것이 아니라 놀다 보니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항상 꿈과 낭만으로 가득차 있을 것 같았던 게스트하우스의 현실은 매일매일 수십개가 넘는 시트 빨래와, 청소의 노동을 감당해야했고, 겨울에는 동파된 수도관을 녹이는 데에만 며칠을 고생했을 때도 있었고, 여름에는 모기와의 전쟁에 시달려야 했다. 이렇게 게스트 하우스 일에 지쳐있을 즈음에 웹을 통해 '길거리 공연'을 일상화하고 싶은 취지에서 시작된 Recandplay.net은 그간의 지친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지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물론 지칠 때도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것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내가 이렇게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보다 과정을 즐기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밥하우스' 최진권씨

 

 마지막으로 등장하신 분은 '유자살롱'의 강소희씨였다. 강소희씨는 앞서 강연하신 두 분은 각자의 분야의 운영자로서 어느정도 이룬 것이 있었지만, 자신은 이제껏 이렇다할 이룬것도 없다는 점에서 관객들과 가장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이야기 했다. 몇번의 입사실패를 겪고 난 뒤 '동네 커뮤니티'를 통한 관계망을 통해 우연히 유자살롱에 입사하게 된 경로를 이야기 하면서 '네트워크망'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어느 위치에 있고, 어느 시기에 있는 사람이건 '불안'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절대로 나 자신을 잊고 살지 말자. 지금 유자살롱에 몸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지금 내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아. 다른 일을 통해서도 에너지를 얻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왼쪽부터, 최진권씨, 강소희씨, 김승범씨, 김현미 교수 

 

신관 허브홀에서 3시간 동안 열린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 세미나는 뜨겁고 열정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이야기 해주신 세 분은 비록 각자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갖고 계시지만, '나 자신'을 지킴으로써 '창의적'으로 사는 사람임에는 분명했다. 불안을 강요하고, 자본주의의 논리 속에서 살아가기를 강요받는 사회이지만, '나 자신'을 지키려는 의지만 있다면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노동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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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서울 청소년 창의서밋 홈페이지 펌)